[김대복 박사의 구취 의학 12]

[오피니언타임스=김대복] 모닝 키스 전의 필수 절차는 무엇일까. 연인은 아침 기상 후 가벼운 입맞춤으로 하루를 시작하기도 한다. 그런데 새벽처럼 신선해야 할 모닝 키스가 오히려 역효과 가능성이 있다. 기상 직후에는 입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2009년 한국인의 구취실태에 대한 역학조사연구에 의하면 조사대상 1329명 중 71.0%가 수면에서 깨어난 뒤의 입냄새를 걱정했다. 아침 식사 전, 아침 식사 후, 점심 전, 점심 후, 저녁 전, 저녁 후, 취침 전은 각각 10% 미만이 구취를 의식했다. 

기상 직후의 준비없는 모닝 키스는 자칫 역겨운 입냄새 교환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모닝 키스 전에는 필히 이를 닦아 입안을 청결하게 해야 한다. 아침의 입냄새는 생리현상에 의한 구취다. 질환성 구취가 아니기에 양치질, 입안의 가글, 물 마심, 식사를 통해 대부분 사라진다. 

Ⓒ픽사베이

기상 후 구취와 함께 대표적인 생리적 구취는 공복시 입냄새다. 밥을 거르거나 불규칙한 식사, 또는 소량 식사는 타액의 감소로 이어진다. 침의 자정작용이 떨어지면 입마름과 함께 냄새가 유발된다. 

노화에 의한 구취도 자연현상이다. 나이가 들수록 신진대사 능력이 떨어진다. 침샘의 자극도 질과 양에서 퇴화한다. 또 여성은 생리기간에 입냄새 원인인 휘발성 황화합물이 평소보다 2∼4배 증가한다. 월경 기간에 입냄새를 의식할 수 있는 이유다. 생리가 끝나면 신체리듬이 정상으로 돌아오기에 구취도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자극성이 심한 특정 음식의 섭취도 냄새를 나게 하고, 입안을 마르게 하는 특정 약물을 복용해도 구취가 날 수 있다. 음주와 흡연에 의한 구취도 생리적 구취에 포함된다. 생리적 구취인 대표격인 기상 직후에 입냄새가 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입안의 건조다. 잠자는 동안은 입안을 청소하는 침 분비가 준다. 침샘은 음식물을 상상하거나 음식물이 입안에 들어올 때 자극된다. 그런데 수면 때는 분비량이 극히 적다. 또 일부는 입을 벌리고 잔다. 이로 인해 입안이 건조해진다. 음식을 먹지 않거나 잠을 자면 타액이 극히 적게 분비돼 구취 가능성이 높아진다. 구취의 정도는 타액의 양과 반비례한다. 

둘째, 수면 시간은 부패의 황금기다. 잠자는 시간은 보통 8시간 전후다. 이 기간에 침의 양이 줄며 산도는 높아진다. 세균이 입안에 빠르게 증식돼 음식물 찌꺼기 등을 부패시킨다. 박테리아가 넘치고, 음식물이 부패하는 과정에서 냄새는 진하게 된다. 

셋째, 위산의 역류다. 오랜 시간 공복으로 위가 비면 위산 냄새가 입으로 올라올 수 있다. 기상 직후에는 최고 공복기다. 단백질 소화에 관여하고 유해세균을 물리치는 위산이 분비되는 위장은 자극이 심하다. 위장의 위벽은 뮤신이 보호막을 형성해 위산의 자극에서 안전하다. 그러나 위산이 역류하면 식도 등의 다른 기관은 불편함을 겪게 된다. 또 시큼한 냄새도 여과되지 않고 입으로 올라온다. 위산역류가 심하면 구취도 느끼게 된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냄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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