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김대복 박사의 구취 의학
[오피니언타임스=김대복]
배달의 시대다. 서서히 늘던 배달 고객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1인 가구와 비혼족의 증가, 코로나19, 계절적 요인 등이 겹쳐진 결과다. 치킨, 마트, 편의점 등 많은 업종이 배달 비율을 늘리고 있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가게의 일부도 배달 위주로 전환해 생존의 길을 찾고 있다.
배달의 급증은 소비자에게 편리함과 준다. 그러나 과식, 야식, 불규칙한 식습관 같은 그림자도 남긴다. 혼밥 혼술 야식 등 식습관의 변화는 역류성식도염 발생 빈도를 높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하면 위식도역류질환자는 2015년 386만 1265명에서 2019년에는 458만 1713명으로 늘었다. 위식도 질환 중 대표격인 역류성식도염의 유병율은 해마다 증가 추세다. 1980년대 1%대, 1990년대 초반 2%대, 1990년대 후반 7%선에서 요즘에는 10% 전후까지 치솟았다.
역류성식도염은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는 질환이다. 평상시 닫혀있는 식도는 음식을 삼킬 때나 트림 때 열린다. 하부식도 괄약근이 건강할 때는 조임 기능이 완벽하기에 음식물이 역류하지 않는다. 그러나 위장기능이 약해지면 조임력이 느슨해진다.
위장 기능저하 원인은 스트레스, 야식, 과식, 지나친 음주, 비만, 자극심한 음식 섭취, 식후 바로 눕는 습관 등이다. 이 같은 요인들은 소화력을 떨어뜨린다. 이로 인해 위에 과부하가 걸리고, 하부식도 괄약근 조임도 느슨해져 위산이 역류한다. 위산이 지속적으로 역류하면 식도의 점막 저항력이 약해져 염증이 생기게 된다.
주된 증상은 목이물감, 헛구역질, 흉통, 속 쓰림, 기침, 입냄새, 쉰 목소리, 삼킴 장애다. 생명에는 지장 없지만 만성이 되면 신경이 극히 예민해지고, 인체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질환이 유발된다.
역류성식도염은 치료를 위해 초기에는 위산억제제와 소화관 운동 촉진제를 많이 쓴다. 그러나 약물은 짧으면 1~2주, 길어도 4주 이내에 잡히지 않으면 근본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 약물 장기복용 시 산 분비 억제로 인해 장내 세균변화, 비타민 및 마그네슘과 철분 등의 흡수 장애, 위축성 위염, 골다공증과 골절 등의 부작용 우려도 있다. 투약을 중단하면 80% 정도에서는 재발된다.
한의학에서는 재발 잦은 역류성식도염을 담적(痰積)과의 관계로도 살핀다. 독소가 위장 외벽에 쌓여 굳어진 담적은 위장기능을 떨어뜨려 위산역류, 명치 통증, 복통, 변비, 설사. 복부팽만감, 만성피로, 불면증, 우울감 등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만성화된 역류성식도염은 먼저 담적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담적을 다스리는 방법으로는 탕약, 침구, 온열요법 등이 있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냄새’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