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냄새로 한의원을 많이 찾는 연령대는 30대~50대다. 이 시기는 왕성한 사회활동을 한다. 그만큼 회식 등 만남이 잦고, 스트레스도 많을 수밖에 없다. 술, 담배에서 자유롭기가 쉽지 않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부담스러울 수 있다. 술을 자주 마시거나 긴장하면 입마름이 유발된다. 입안이 텁텁하고 침이 마르는 현상이 반복되면 구취가 생길 수 있다. 중년에 없던 입냄새가 발생하는 주요 원인이다.
이에 못지않게 20~30 청년층도 입냄새 고민을 하는 경우가 많다. 청년들을 긴장시켜 입냄새까지 일으키는 주요인은 면접과 데이트다. 인생의 주요한 기로가 될 수도 있는 면접과 데이트 때는 피부나 패션 등 외면에 극히 신경을 쓴다. 그런데 과도한 긴장으로 입이 마르고 입냄새까지 나게 되면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다.
이 같은 부담이 더 마음을 옥조여 실제 구취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 사람은 긴장하면 교감신경 활동이 왕성해지면서 타액 분비가 줄어든다. 침샘 분비가 적은 탓에 입안이 마르고, 말이 꼬이기도 한다. 이 경우 더욱 긴장하게 돼 입안이 소태처럼 쓴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과도한 긴장으로 인한 일시적 입냄새는 그 상황이 지나가면 해소된다. 그러나 같은 상황이 매번 반복되는 게 문제다.
동의보감에서는 이 같은 문제를 경계(驚悸), 정충(怔忡), 심담담대동(心澹澹大動) 등으로 접근한다. 경계에 대해서는 ‘심(心)이 허하고 담(痰)이 울체돼 위험에 직면하거나 어떤 일에 상심하였을 때 매우 걱정하는 상태로 풀이했다. 또 정충은 가슴속이 두려운 듯 떨리며 안정되지 못하는 것으로 설명했다. 심담담대동은 담(痰)으로 인하여 가슴이 벌렁거리며 심하게 두근거리는 병증이다.
경계는 정도가 심하지 않은 불안과 가슴 두근거림이고, 정충은 증세가 심해 불안감을 안고 사는 모습이다. 특히 심담담대동은 극심한 장애로 두렵거나 불안한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심장이 스스로 움직일 정도로 강박관념이 심한 상태다. 의학강목에는 ’원인이 담(痰)이다. 두렵거나 놀랄 때도, 또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도 심장이 스스로 움직인다.
이는 놀라서 심장이 동한 것(心澹澹動者, 因痰動也, 謂不怕驚而心自動也. 驚恐亦曰心中澹澹, 謂怕驚而心亦動也)이라고 했다. 발표불안 등의 공황성 장애를 심장과 연계해 파악한 것이다. 치료는 담(痰)의 제거와 심장 기운을 든든하게 해 안정시키는 처방을 한다.
[프로필] 김대복 혜은당클린한의원장 원장
• 전, 대전대학교 한의대 겸임교수
• 전, MBC 건강플러스 자문위원
• 대전대학교 한의대 석사·박사 학위
• 논문: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 저서: 입냄새, 한달이면 치료된다